연봉에 뒷담 청취료는 없었는데












본업이 전부가 아니더라고요. 어느 순간부터 제 귀가 공용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았어요. 들어는 드리는데, 저도 좀 힘들거든요.
알고 보니 이런 업무들이 있었어요. 다들 한 번쯤 해보셨죠? 회사 다니면 자동으로 추가되는 업무들이 있어요. 연봉 계약서엔 없었는데.
뒷담 청취 업무 ① : 기출문제 복습 담당 업무 — 내 동료의 안 좋은 얘기 듣기 난이도 — ★★★☆☆ 참고 내용 — 이미 잘 아는 내용 위주
그래도 처음 듣는 척은 해야 해요. 잘 안다고 하더라도 "아 진짜요?", "헐, 그랬어요?" 하고 리액션은 해드려야 하거든요. 연기력이 늘고 있어요, 저도 모르게.
뒷담 청취 업무 ② : 몰라도 되는 사람 알게되기 담당 업무 — 만난 적 없는 사람의 나쁜 이야기 듣기 난이도 — ★★★★☆ 참고 내용 — 배경, 맥락, 뒷이야기까지 풀 패키지 구성
괜히 싫어해야 하는 사람이 생겨요. 만난 적도 없는데, 듣고 나면 이미 안 좋은 감정이 생겨있어요. 불필요하게 많이 알아버린 거죠. 이건 제가 원한 게 아닌데.
처음에 대꾸하지 말 걸 그랬어요. 한 번 들어주면 다음에도 찾아오더라고요. "아 그래요?" 한 마디가 청취 계약서였던 거예요. 전 사인한 기억이 없는데..
근데 안 들을 수도 없잖아요. 사회생활이 나 혼자만으론 안 되니까요. 특히 초년생 입장에선 더 들어주는 역할이 되더라고요. 그게 또 피로해요.
그래도 적정선은 있어야 해요.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, 내가 쓰레기통이 되는 건 연봉에 없는 업무예요. 過猶不及(과유불급), 나를 지키는 거리도 필요해요. 혹시 여러분은 여러분만의 선 긋기 방법이 있나요?
"회사라는 공간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차지합니다. 그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보다 조금 더 관찰하고, 생각하고, 기록해 보겠습니다."
원문 · Instagram
이미지 출처 · Y
